중개업자 공․경매입찰대리 길이 열린다
그 동안 변호사나 법무사만 가능했던 공․경매 입찰대리업무가 내년부터 중개업자에게도 허용될 전망이다. 또한 부동산 거래당사자나 중개업자는 계약내용을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지난달 30일 부동산중개업법개정안이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로 명칭을 변경해 갖은 산고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통과된 법률은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입법절차가 진행 중이다.
개정 법률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됐던 ‘경․공매입찰 신청대리업무’는 변호사와 법무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설, 중개업자의 요구가 그대로 관철됐다. 개정법률 14조에 따르면 중개업자는 앞으로 민사집행법에 의한 경매 및 국세징수법 그 밖에 법령에 의한 공매대상 부동산에 대한 권리분석 및 취득의 알선과 매수신청 또는 입찰대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다만 중개업소자가 입찰대리 등의 업무 시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요건을 갖추어 법원에 등록을 하고 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단서조항이 붙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법원에 등록을 하면 중개업자의 경․공매입찰 신청대리업무가 가능하게 된다.
개정 법률은 또 부동산실거래가 정착 등을 위한 중개업자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부동산투기 및 탈세의 원인이 되고 있는 이중계약서 작성을 금지하고 거래내용을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아래 개정안 주요내용 참조)
이를 위해 거래당사자의 거래내용 신고를 의무화 했다. 거래당사자, 매도인과 매수인이 부동산거래계약서 작성 시 부동산의 실제거래가격 등을 계약체결일 30일 이내에 부동산 소재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공동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 중개거래의 경우 중개업자가 의무적으로 거래내용을 신고해야 한다. 신고를 마치고 신고필증을 교부 받은 매수인은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규정의 검인을 받을 것으로 간주된다.
건교부장관은 신고 받은 부동산거래내용 등 부동산가격정보를 활용하여 부동산거래가격 검증체계를 구축하며, 검증결과는 부동산소재지 관할 세무서에 통보되며, 이 자료는 국세, 지방세 부과를 위한 과세자료로 활용된다.
법률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중개업계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싸이버대학교 김학환 부동산학부부장은 “공․경매대리를 허용하는 법이 시행되면 업계 등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며“중개업자는 실거래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주체로서 부동산정책에 기여하는 중요하고도 막강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이 명시하고 있는 공․경매 부분의 중개업자의 뿐 아니라 실거래가 구축에 따라 감정평가, 세무, 법무 부분에서도 중개업자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경매는 전문성과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법률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중개업자에게 부동산 경매입찰대리를 맡길 경우 중개업자와 법률전문가에게 이중으로 의뢰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매업무는 권리와 가격분석업무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가격분석업무는 중개업자가 담당할 수 있지만 권리관련 업무는 어차피 변호사나 법무사가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이중으로 의뢰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중개업자가 입찰대리를 할 경우 경매대상 주택의 집주인이나 세입자가 집을 비워주지 않을 경우 인도명령이나 명도소송 등의 업무는 여전히 변호사 업무여서, 변호사에게 다시 의뢰를 해야 한다.
[개정안 주요내용]
가. 부동산거래의 신고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하여 법률의 제명을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로 변경함으로써 투명하고 공정한 부동산 거래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함.
나. 중개업자 등은 다른 중개사무소에 소속될 수 없도록 하고, 중개업자는 임시 중개시설물을 둘 수 없도록 함으로써 부동산 투기조장행위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함(안 제12조 및 제13조).
다. 중개업자의 사무소 명칭에는 “공인중개사사무소” 또는 “부동산중개”라는 문자를 사용하도록 하고, 중개업자가 아닌 자는 그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불법 중개행위를 방지하고 국민들의 재산권 피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함(안 제18조).
라. 중개업자가 중개사무소를 이전한 때에는 종전에는 이전전의 등록관청에 이를 신고하도록 하던 것을, 앞으로는 이전후의 등록관청에 신고하도록 함으로써 중개업자의 편의를 도모함(안 제20조).
마. 거래당사자 또는 중개업자는 매매에 관한 거래가 성립되어 거래계약서를 작성한 때에는 실제 거래가격 등 거래계약의 내용을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신고하도록 함으로써 부동산투기 및 탈세를 방지하고 부동산의 실거래가격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함(안 제27조).
바. 공인중개사가 2 이상의 중개사무소에 소속되는 등의 위법행위를 한 경우에는 6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자격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인중개사의 위법행위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함(안 제3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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