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들어 공급 확대 및 세제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던 정부가 메가톤급으로 평가되는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 전매 금지 및 소형평형 의무 건설비율 확대 방안을 5일 추가 발표했다. 9월들어서도 1일, 3일, 5일 등 하루 걸러 하나씩 새로운 대책이 발표된 꼴이다.
결국 집값을 어떻게든 잡아보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강력하게 표출한 것으로 보여진다. 더욱이 이번 대책은 어느 때보다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돼 정부 및 관련 업계, 국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대책의 파장과 영향을 집중 분석했다.
■ 투기과열지구내 재건축 조합원 지분 거래 제한
내년부터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안에서는 재건축 조합원은 조합설립인가일로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고 이미 조합설립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1회에 한해 양도를 할수 있게 된다.
현재 수도권 재건축 절차가 진행중인 26만 가구중 조합설립인가 신청단계까지 있는 9만1천여가구가 전매가 완전히 금지가 되고 나머지 16만9천여가구는 1회만 전매가 가능하게 된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재건축 단지를 매입해 두면 돈이 된다’라는 단순한 기대심리를 꺾었다는데 있어서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며 가수요가 차단돼 점차 실수요 중심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당분간 부동산 시장은 점차 급매물이 출현하고 매수자 위주의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서서히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고 아직 풍부한 시중자금이 부동산에 맴돌고 있어 이번 조치가 또 다른 틈새시장을 낳을 수도 있다. 사업승인을 받아 입주가 빠른 재건축 단지로 투자세력이 옮아갈 수 있고, 조합설립 인가 전 단계의 재건축 아파트를 단타 목적으로 구입하는 양상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재건축아파트 조합원 지분 전매 제한은 부풀어 올랐던 재건축시장의 거품을 걷어내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같은 분위기가 가을철 주택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쳐 4/4분기 주택시장을 안정세로 이끌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연구소 분양팀장 강현구]
■ 재건축아파트 25.7평 이하 60% 이상 짓도록
건설교통부는 앞으로 서울 등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아파트를 재건축할 때는 25.7평 이하의 국민주택규모를 60% 이상 지어야 하는 것을 골자로한 재건축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종전까지 300가구 이상의 재건축 아파트는 전용면적 60㎡(18평) 이하가 20%만 넘으면 건축이 가능했다. 그나마 1대 1재건축은 예외로하며 재건축아파트의 평형비율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했다.
그러나 앞으로 서울과 일부 수도권 등 과밀억제권역에서 재건축을 하려면 18평 이하를 최소한 20% 이상, 18-25.7평을 40% 이상 각각 짓도록하여, 25.7평을 초과하는 가구 수가 전체의 40%를 넘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는 5.23 대책 이후 잠시 주춤하던 아파트값이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등하자 정부가 다시 한번 들고나온 ‘채찍’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교부의 이 같은 조치 이면에는 ‘투기수요위축’과 ‘공급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즉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하던 대형평형을 줄여 투기수요를 줄이는 동시에, 전체 가구수는 늘려 공급을 확대시키겠다는 계산이다.
우선 대다수의 재건축 조합원들이 적은 비용으로 평형을 늘리려는 것이 1차적인 목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에 대한 불만이 폭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건교부는 서울의 국민주택규모의 주택 공급비율이 평균 73%에 달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고 있지만, 갈수록 대형화, 고급화를 원하는 주택수요자들의 욕구를 감안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실제 2000년 동시분양부터 올해 8차까지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된 7만 2천 여 가구 가운데 30평 이하는 1만8천3백 여 가구로 전체의 25% 수준에 불과해 최근 아파트의 대형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또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 적용했을 때의 문제점도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건축이 많은 강남권의 경우 중대평형을 선호하는 주택수요자들 대부분으로 소형평형을 의무적으로 공급할 경우 대형평형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대평형 가격을 올리는 반면, 소형평형 가격을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평형간의 가격 격차가 심화되는 시장 왜곡을 가져 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연구소 컨텐츠팀장 홍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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